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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셜네트워킹

온라인 인맥관리 ‘싸이’ 말고도 맞춤형 많네

[출처] 매경이코노미(1440호)  2008.1.23  김경민 기자
온라인 인맥관리 ‘싸이’ 말고도 맞춤형 많네
대기업 마케팅 직종에 근무하는 이정민씨(33·가명)는 온라인 인맥관리 사이트 ‘링크나우’에 가입한 뒤 매일 5통 이상 ‘인맥 신청 메일’을 받는다. 그동안 마땅한 인맥관리법을 몰랐던 그는 이 사이트 덕분에 인맥을 꽤 넓혔다. 고향, 대학 선후배는 물론이고 마케팅 업종 종사자 등과 2~3단계 이상을 건너 자연스레 연결됐기 때문. 이씨는 “인맥을 넓히려면 사람을 직접 만나고 일부러 명함관리를 해야 하는 줄만 알았는데 온라인으로도 쉽게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말한다.

온라인 인맥관리시장이 커지고 있다. 일명 ‘인맥관리서비스(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잠깐용어 참조)’를 표방하는 사이트들이 그 주축이다.

■ 국내 SNS시장 1000억원 규모

온라인 인맥관리 사이트 링크나우를 운영하는 신동호 위키넷 사장은 “그동안 인터넷이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 SNS를 통해 누군가와 소통하려는 욕구를 해결하고 자연스레 인맥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한다. SNS를 통해 사람을 찾고 인맥을 쌓는 데 들이는 시간, 노력을 줄이고 의사결정에 지름길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SNS라는 말 자체가 낯설지만 사실 그 시초는 ‘아이러브스쿨’이다. 99년 등장해 ‘동창 찾기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켰던 사이트다. 이를 시작으로 ‘일촌 맺기’ 붐을 이끌어온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가 시장 한 축을 굳건히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외국에선 이미 SNS가 인터넷 시장 한편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5대 포털 중 3개가 SNS일 정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콤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2007년 10월 인터넷사이트 페이지뷰 순위에서 야후(1위)와 구글(3위)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순위를 모두 SNS 사이트가 차지했다. 회원 수만 2억명이 넘는 마이스페이스(Myspace)가 2위, 북미 대학생 전용 SNS로 불리는 페이스북(Facebook)이 4위, 그리고 구글이 운영하고 남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올컷(Orkut)이 5위에 올랐다.

■ 비즈니스형·놀이형 SNS 속속 출시 중

그렇다면 국내 온라인 인맥관리 사이트는 어떤 게 있을까.

회원만 2000만명에 달하는 싸이월드가 대표주자다. 광범위한 회원을 기반으로 ‘SNS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회원만 많을 뿐 아니라 일일 도토리 매출이 2억5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뚜렷한 수익모델까지 만들었을 정도다.

이를 기반으로 2007년 우리나라 SNS시장 규모는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로 싸이월드 매출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같은 해 시장규모가 1조원인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치다.

특히 국내 SNS시장을 이끌어왔던 싸이월드의 방문자 수 증가가 요즘 주춤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일명 ‘재미추구형 SNS’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런 틈새시장에 2세대 SNS가 속속 파고들고 있다.

비즈니스 특화형을 비롯해 대학생과 젊은층 특화, 놀이형, 프로그램 다운로드형 등 종류도 다양하다.

비즈니스 특화형으로는 위키넷에서 운영하는 ‘링크나우(www.linknow.kr)’와 핀포인터의 ‘세다리(www.sedari.co.kr)’, 플랜다스U(uhome.plandas.com) 등을 들 수 있다. 링크나우는 지난 2007년 5월 베타서비스가 오픈한 뒤 불과 8개월 만에 회원 수가 현재 2만2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 CEO를 비롯해 정부 관료, 직장인 등 회원 계층이 다양하다. 인맥소개 수수료로 수익을 올려 온 미국 ‘링크드인’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 링크드인은 2002년 설립돼 현재 회원만 2600만명에 달한다.

2005년 문을 열고 회원이 20만명이 넘는 플랜다스U의 경우 웹서비스가 아닌 인맥관리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주소록을 관리하는 게 특징이다.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SNS도 꽤 많다.

2007년 11월 정식 오픈한 ‘피플투(www.people2.co.kr)’는 20대 감성 커뮤니티를 표방했다.

김도연 피플투 사장은 “유학을 준비하는 회원은 정보를 얻고, 회원들끼리 책을 바꿔 읽기도 하는 등 가치교환에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 기존 포털, 블로그와 다른 차별화된 네트워크 사이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한다.

2007년 10월 선보인 ‘엔플러그’는 싸이월드 창업자인 형용준씨가 만든 SNS. 유무선 통합 SNS를 지향한다. ‘아이디테일’은 안철수연구소 사내 벤처인 고슴도치플러스에서 만든 사이트. ‘오픈아이디’를 내세워 사이트별로 하나의 아이디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추구한다. 현재 국내 SNS 사이트만 20여개에 달한다.

이렇게 SNS시장이 커지면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도 SNS시장 공략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 12월 차세대 유무선 연동 SNS인 ‘토씨(www.tossi.com)’를 선보였다. 국내 메신저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네이트온’과 휴대전화 사용자 목록을 ‘토씨친구’로 통합해 인맥관리를 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환경에서도 편리하게 인맥관리를 하는 게 강점이다.

■ 싸이월드 아성에 거대 외국 업체 ‘도전’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지키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반을 다져온 글로벌 대형 SNS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기 때문.

세계 최대 SNS 업체로 불리는 마이스페이스는 정식 한국어 버전을 통해 한국에 진출한 상태다. 한국 지사까지 세우고 본격 출시를 준비 중이다.

스웨덴의 SNS인 엔트로피아유니버스도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SNS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싸이월드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탄탄한 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강한 자본력을 갖춘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면 국내 업체들은 고사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 맞설 한국형 맞춤 서비스를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잠깐용어

·SNS:사회적 관계 개념을 인터넷 공간으로 가져온 것. 사진, 메시지, 블로그 등으로 사람 간의 관계 맺기를 통해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인맥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 인터뷰 / 비즈니스형 SNS 운영하는 신동호 위키넷 사장 】

◆ ‘휴먼 콘텐츠’가 온라인 시장 주도할 것

Q> 링크나우는 어떤 사이트인가.

한마디로 ‘비즈니스맨을 위한 싸이월드’라고 보면 된다. 싸이월드 기반이 미니홈피였다면 링크나우는 개인 프로필이 기반이다. 출생지, 학교, 직장 등 개인 정보를 회원끼리 공유하면서 인맥을 형성한다. 일촌이 되면 연락처는 물론이고 서로의 인맥까지 공유할 수 있다. 특히 근무 회사나 이메일이 바뀌는 등 신상변동이 있더라도 일촌들에게 자동으로 통보돼 이를 바로 알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한 인맥검색 엔진을 가동해 회원 중 특정산업 분야의 사람을 검색하면 나와 몇 촌 관계인지 알아볼 수 있다. 온라인상의 만남을 오프라인 관계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직접 파티나 모임도 개최한다.

Q> 수익모델은 있나.

지금은 모든 서비스가 무료다. 하지만 앞으로 구성원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좀 더 고급화해 비즈니스에 유용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업종, 지역별로 좀 더 세분화해 그에 맞는 광고를 유치할 생각이다. 광고주들은 단순히 모든 사람에게 노출시키는 포털사이트보다 고객층에 따른 특화 사이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SNS는 다른 사이트에 비해 체류시간이 길다는 것도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요인이다. 최근 SNS를 통해 인맥 간 패션이나 쇼핑, 음악 성향까지 공유하고 있어 이를 수익모델로 활용할 생각도 있다.

Q> 향후 목표는.

앞으로 고급 노동시장을 적극 공략할 생각이다. 지금 가입조건을 만 18세, 전문대졸 이상으로 제한했는데 향후 회원 수준을 계속 높일 계획이다. 2009년까지 회원 300만명을 확보해 통합 SNS서비스를 구축하고 글로벌 제휴와 마케팅에도 나설 것이다. 그동안 디렉토리, 검색 위주 서비스가 온라인 시장을 이끌어왔다면 이제 ‘휴먼 중심 콘텐츠’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