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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인터넷 업체들, 한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출처] 조선닷컴  2008.4.21  백승재 기자
세계적 웹 2.0 업체 "한국 왜이리 춥니"
미국선 천문학적 회원 자랑
한국 네티즌들은 "불편해"
우리 특성 꿰뚫지 못한 탓


한국은 해외 유명 인터넷 업체들의 '무덤'인가. 구글(Google)·유튜브(Youtube)·마이스페이스(Myspace) 등 이른바 '웹 2.0' 열풍을 일으킨 미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잇달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회원 수와 방문자를 자랑하는 세계 1위 업체들이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체면을 구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네티즌의 시큰둥한 반응

지난 15일 세계 1위 온라인 커뮤니티(Social Networking Se rvice) 마이스페이스(미국판 싸이월드)가 국내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국내 포털과 블로그 사이트에서 나오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블로거는 "호기심에 가입했지만 사용법이 불편해 탈퇴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블로거는 "싸이월드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숙한 한국 사용자에게 마이스페이스는 새로운 사이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 말과 올 1월 각각 한국 시장에 진출한 구글과 유튜브도 고전 중이다. 세계 1위 검색사이트 구글은 진출 뒤 3년째에 접어들지만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점유율이 2%대에 불과하다. 세계 1위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는 월 방문자 수가 미국에서 3000만명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1위 동영상 사이트 판도라 TV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패 원인은 현지 정서를 무시한 접근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인터넷 업체들이 한국에서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 시장의 특성을 꿰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글로 된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사이트의 디자인과 세밀한 서비스도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내 블로그 전문사이트 '올블로그' 등에는 "마이스페이스의 안내 메시지 맞춤법이 틀렸다"는 지적이 올라오고 있다.

국내 네티즌이 국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적은 측면도 있다. AFP는 최근 보도를 통해 "한국은 전체 가정의 70%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국제 서비스는 폭넓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인터넷 업체들이 내세우는 '국제적인 교류'가 한국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IT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 자체가 해외 진출이 어려운 분야이기는 하지만, 한국 네티즌들의 정서에 맞추기 위해 2~3배 투자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인터넷 '획일화' 우려

문규학 소프트뱅크 코리아 사장은 "지난해부터 포털의 고만고만한 서비스 외에 신선한 모델이 등장하지 않아 네티즌 사이에 '인터넷 피로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리안클릭 집계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률은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불과 1.5% 증가했을 뿐 답보 상태에 있다. 1위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포털업계의 순위도 2004년 이후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인터넷 조사업체 메트릭스 조일상 대표는 "국내 인터넷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자극이 될 수 있도록 해외 업체들이 보다 진지하게 국내 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 2.0

사용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사이트와 상호 작용을 하면서 사용자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인터넷의 새로운 트렌드를 말한다. 구글,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Facebook) 등이 웹 2.0을 대표하는 사이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