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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α’ 내세운 멘토링 전용 공간… 피플투

[출처] 위클리조선  2008.4.14   이윤아 인턴기자(서울대 중어중문학과 4년)
[멘토시대] 온라인 멘토들

공부 노하우는 물론 진로선택과 고민상담까지
과외사이트들도 멘토-멘티 연결 창구로 진화


요즘 중고생은 인터넷 클릭 몇 번이면 유명 대학에 합격한 선배를 손쉽게 ‘공부 멘토’로 삼을 수 있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 개설된 학습비법 전수 게시판이나 대학생이 직접 운영하는 각종 사이트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선배들의 학습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 선배와의 일대일 상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 대표적인 멘토링 사이트들. (왼쪽부터) 수만휘, 피플투, 스터디앳.
포털 내 대표적 학습지원 커뮤니티…  스터디앳ㆍ수연모
명문대생 9명이 만든 ‘1호 사이트’…  공신닷컴

대입에 성공한 선배의 경험담이 가감 없이 공개되는 온라인 공간으로는 대형 포털사이트 내에 개설된 학습 커뮤니티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은 공부법과 관련,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 사례까지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전해준다. 멘토를 자처해 후배들이 올린 고민에 일일이 답변을 달아주기도 한다. 스터디앳(cafe.naver.com/ studyat)은 대학생 멘토들이 해주는 실시간 학습과외로 유명한 곳. 진로 선택에 관한 고민 상담도 이뤄진다. 수연모(‘수능연구모임’의 줄임말, cafe.daum.net/sunnungOK)에서는 내신과 수능, 논술 등 전형 요소별로 효과적인 공부법을 상담 받을 수 있다.

명문대생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도 인기다. 공신닷컴(www.gong sin.com)은 대학생 9명이 학습 노하우 전수를 목적으로 개설한 곳으로 ‘대학생 멘토 사이트’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학습생활부터 진로, 직업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문의할 수 있는 상담실의 인기가 특히 높다. 좋은 질문과 답변을 따로 모아 정리한 점도 돋보인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공신닷컴에 접속한다는 고교 2년생 선우현정(17)양은 “수험생인데도 잠이 많은 편이어서 잠 줄이는 법에 대한 정보를 주로 얻는다”며 “선배들이 먼저 경험해 효과를 본 다양한 방법을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공신닷컴이 중고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때 대학생이 자체적으로 만든 멘토 사이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산발적으로 운영되다 현재는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다.


수십만 회원 가진 초대형 사이트…  수만휘ㆍe백인닷컴
‘학습+α’ 내세운 멘토링 전용 공간… 
피플투


48만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의 줄임말, cafe.naver.com/suhui) 역시 멘토들의 활약으로 유명세를 탄 사이트다. 수만휘 소속 멘토들은 각자 개별 게시판을 갖고 칼럼을 쓰거나 고민을 상담하는 후배들을 돕는다. 정식 멘토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후배들을 독려하는 대학생 회원도 많다. 수만휘는 2004년 2월 당시 군대를 갓 제대한 윤민웅씨가 ‘취미생활로’ 개설한 사이트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대로 된 공부 관련 정보를 구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수험생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선배들이 가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게 됐습니다.” 윤씨는 “수만휘는 힘든 수험생활을 견디며 공부하는 이유를 찾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공간”이라며 “멘토와 상담하고 친구와 고민을 나누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을 긍정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15명의 공동 운영자가 서울대 선후배 100인에게 물어 만든 대학수학능력시험 비밀장부로 구성된 e백인닷컴(www.e100in. com)도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사이트다. 운영자 조흠래(26)씨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이 공부 방법이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보고 같은 상황을 먼저 겪은 선배로서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멘토링에만 초점을 맞춰 개설된 피플투(people2, www.people2. co.kr)와 같은 사이트도 있다. 이곳에서의 멘토링은 비단 학습 부문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학 생활과 적성, 진로 등 전반적인 정보 공유를 포괄한다. 멘토와 멘티가 수직 관계가 아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평 관계’라는 점도 특징. 아직 개설 초기지만 벌써 회원 수가 7만2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인하대 항공운항과’ 등 검색창에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키워드와 연관된 멘토를 검색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쪽지를 보내 상대방이 수락하면 멘토와 멘티 관계를 맺고 활동할 수 있다.


공부를 넘어 진로 길잡이로…  과외코리아ㆍ과외마스터
시간 제약 안 받고 앉아서 고수익…  대학생 온라인 멘토들


온라인 멘토링이 인기를 끌면서 일명 ‘과외 사이트’ 역시 진화하고 있다. 과외 사이트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대학생과 과외교사를 찾는 중고생을 연결시켜주는 사이트다. 대학생이 소속학교와 학년, 과외가능지역, 가르칠 수 있는 과목 등 상세한 프로필을 작성해 올려놓으면 중고생이 이를 보고 원하는 교사를 골라 연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과외코리아(www.study4you.co.kr)나 과외마스터(www.gawe master.com) 등이 유명하다.

영어나 수학 등 특정 과목별 과외 알선에 그쳤던 이들 사이트엔 요즘 부쩍 멘토 연결을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늘었다. 멘토는 일정 기간 학생과 만나 평소 공부량을 확인해주고 학습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방식은 과외교사와 비슷하지만 보다 더 포괄적 의미에서 공부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멘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 과외 사이트를 통해 멘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새별(가명·23)씨는 “성적을 올리려면 무엇보다 공부하는 이유와 방법을 스스로 깨달아야 하고 그것을 돕는 게 곧 멘토의 역할”이라며 “요즘은 학부모도 자녀의 공부 습관을 바꿔주고 생활 패턴을 관리해주는 선생님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생 사이에선 온라인 멘토 활동이 ‘각광 받는 수입원’으로 통한다. 대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경험을 살리면서도 과외에 비해 시간을 덜 뺏기는 온라인 멘토 활동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는 대학에 갓 진학한 선배가 수험생에게 진학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 수험생이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면 그날 중으로 댓글을 달거나 이메일로 답장을 보내면 된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활동할 수 있어 자유로울 뿐 아니라 일정 소득까지 보장돼 인기가 높다. 대부분 ‘기본급 30만원+성과급’ 체제로 운영되며 본인의 역량에 따라서는 월 1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익명으로 거저 주는  정보들 다 믿을 수 있나”
“학벌 팔아 너무 쉽게 돈 버는 것 아니냐” 우려도


한편 일부에서는 온라인상에서 멘토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꼭 좋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한 사이트에서 온라인 멘토를 통해 학습 관련 정보를 얻었다는 이민영(16)양은 “내가 쓴 고민 글에 공감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은 좋지만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멘토링의 특성상 상담은 익명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해결책을 제시한 사람이 정말 명문대에 다니는 선배인지 의아할 때가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멘토를 아르바이트 수단으로 이용하는 일부 대학생에 대해서는 “학벌 팔아 돈 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오미혜(가명·45)씨는 “명문대생들이 자신의 ‘간판’을 이용해 손쉽게 돈을 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공부법과 고민 상담 내용이 실제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

멘토링ㆍ멘토ㆍ멘티

멘토링(mentoring)이란 뛰어난 경험과 학식을 갖춘 사람이 해당 분야의 초심자를 1 대 1로 전담해 지도하고 조언하며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활동을 일컫는다. 이때 조언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멘토(mentor), 멘토로부터 조언을 받는 사람을 멘티(mentee)라고 한다.

‘멘토’라는 말의 기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오디세우스 왕이 트로이 전쟁을 위해 출격하며 한 절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부탁했다. 그 친구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올 때까지 친구이자 선생, 조언자, 아버지 역할을 하며 텔레마코스를 잘 돌봐주었다. 그의 이름이 바로 멘토. 이후 멘토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