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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 한글판, "한국에서 경쟁력 없어” 비판 잇달아

[출처] 조선닷컴  2008.4.16  서명덕 기자
소문난 잔치 '마이스페이스 한글판', 국내 전략은 여전히 아리송?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16/2008041600753.html

한국 첫 선 마이스페이스, 주력상품은 ‘음악과 영상’
미니로그 기능 도입…개발자들에게 오픈API도 홍보
일본-중국 진출은 ‘합작’…한국은 지사장도 못 뽑아
해외 언론들도 “한국에서 경쟁력 없어” 비판 잇달아
인도 서비스도 공식 출시 임박…싸이월드 경쟁 주목


베일을 벗은 ‘마이스페이스 코리아’의 주력 경쟁 상품은 예상대로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였다.

페이스북(Facebook), 중국 QQ, 일본 믹시(Mixi) 한국 싸이월드(Cyworld) 등과 함께 세계적인 인맥구축 서비스(SNS)를 제공하는 마이스페이스(MySpace, CEO 크리스 드월프)가 15일 한국어 사이트 ‘마이스페이스 코리아’(http://kr.myspace.com)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 달 초부터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잇달아 내 놓고 있다. 게다가 일본이나 중국 진출 당시에 현지 유력 업체들과 합작 형태로 철저히 현지화를 꾀한 것과 달리, 한국 지사는 ‘지사 대표’조차 뽑지 못해 전략의 부재라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구글마저 고전하고 있어 외국계 닷컴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마이스페이스가 어떤 전략을 구사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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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국 진출 전략 아이템은 ‘인디 음악과 동영상’

마이스페이스는 한국 진출을 위해 '음악'과 'TV'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이들을 세계무대에 내보내겠다는 야심이다. 실제로 이들이 운영하는 마이스페이스 뮤직(http://music.myspace.com)과 마이스페이스 TV(http://www.myspacetv.com)의 경우 등을 간판 콘텐츠로 적극 내세웠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은 한국의 다양한 뮤지션들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의 아티스트 회원들이 제공하는 폭넓은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TV에서는 한국의 숨겨진 예술가들을 발굴해 이들의 프로파일을 위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한류 콘텐츠)에 집중하는 모습은 유튜브 코리아 초기 전략과 매우 비슷하고, 연예인 정보를 담은 홈페이지를 꾸며 친구 맺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싸이월드의 킬러콘텐츠 및 입소문 운영 방식을 닮아 있다.

마이스페이스 측은 자료에서 “사용자가 주변의 인맥을 관리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재능이나 취미, 문화적 지향 등을 토대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전 세계의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15일 한국을 방문한 마이스페이스 공동 창업자 크리스 드월프(Chris DeWolfe, 42) CEO는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는 한국의 사용자들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다른 세상의 친구들과 보다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유일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본사 임원들 “현지 문화 반영된 글로벌 서비스가 강점”

크리스 드월프는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런칭을 기념하여 15일 오후 3시부터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공개강연 및 오후8시 홍익대학교 인근 aA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리는 런칭 파티에 참석하여 한국의 젊은이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밖에도 마이스페이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사장인 트래비스 카츠(Travis Katz)도 함께 방한하여 16일에 열린 MDP(MySpace Developer’s Platform)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크리스 드월프 공동창업자는 방한 기념 강연에서 “한국은 제 4위 온라인 광고 시장으로서, 이 자리(강연)에는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예술가 학생 여러분들이 와 준 것으로 안다”며 “4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등록 회원은 2억5000만 명이고, 페이지뷰는 월 600억회로 야후나 구글보다 많다”고 자랑했다.

그는 “마이스페이스는 현지 경쟁 업체들과 달리 사람과 문화 콘텐츠가 만나는 곳이라는 점이 특징”이라며 “오프라인처럼 온라인에서 사람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으로, ‘발전된 형태의 전화번호부’”라고 덧붙였다. 마이스페이스는 ‘프로파일’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나열할 수 있다.

그는 이 밖에도 “모든 대통령 후보가 마이스페이스 계정을 가지고 있다” “해외 파병 미군들은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본국에 연결되어 있는 생명줄과 같다” “인디 밴드 등은 마이스페이스 통해 대중에게 다가 간다”는 사례를 들었다.

이어 강연에 나선 트래비스 카츠(Travis Katz)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사장은 마이스페이스의 장점에 대해 “글로벌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카츠 사장은 “서로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며 “마이스페이스는 현재 서비스를 제공할 때 현지에 있는 문화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국가에 진출할 때, 현지에 있는 최고의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웹사이트 미국이나 영국 웹사이트와는 다르다”며 “한국 문화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해 진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세계 최대 동영상 커뮤니티 유튜브 초기 단계에서는 전체 트래픽의 70%가 마이스페이스 프로파일 페이지에서 나온 적도 있다”며 “한국에서도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오픈AP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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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드월프 마이스페이스 창업자(사진 왼쪽)와 이성 아태지역 부사장이 청중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의 전략은 여전히 ‘아리송’

“굳이 지금 전략이 있다면, (잠시 말을 끊은 뒤) 한국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게 전략입니다”

이성(Sung Lee) 마이스페이스 아태지역 부사장은 15일 오후 3시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크리스 드월프 공동창업자 공개 강연에서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전략을 묻는 한 참관객의 질문에 ‘원론’ 수준만 되풀이했다. 사실상 한국을 공략하는 큰 밑그림은 없는 셈이다. 마이스페이스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책임자로 다음커뮤니케이션 본부장 출신인 이성씨를 영입한 바 있다. 그는 소프트뱅크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 부사장은 “어떤 서비스도 사용자들에게 ‘이렇게 가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지금 전략이 있다면 ‘한국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나라마다 친구를 사귀는 방법이 다른 것 같아서, 친구를 좀 더 쉽게 맺도록 하기 위해 만든 기능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친구가 되기 위한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싸이월드 등 현지 토종 업체와의 경쟁에 대해 “중국, 인도, 일본 등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경쟁자 있기 마련이고, 한국도 이미 성공한 경쟁 업체들이 많다”며 “다만 마이스페이스가 잘하는 분야는 기존에 자신의 오프라인 인간관계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나 배우, 책, TV쇼, 스포츠 등 통해서 자신의 사람의 관계를 더 넓혀 나가는 점이 가장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 사용자들의 온라인 친구 사귀기 방식을 익명의 상대방과 손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새롭게 제시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이 밖에도 “한국 대중문화를 이해하고, 미국과 어떻게 다른지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니로그 등을 한국어 서비스에 제공하는 것도 미국 웹사이트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마이스페이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생각과 기분을 짧은 문장으로 기록할 수 있는 '미니로그' 기능 등을 국내에만 선보였다. 마이스페이스 관계자는 자료에서 “‘미니로그’는 마이스페이스 코리아 팀이 개발한 새로운 기능으로, 일상생활 속의 생각과 느낌들을 부담 없이 남기길 좋아하는 한국의 젊은 유저들을 위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는 “한국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한국인 콘텐츠 개발자와 디자인 인력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느낌을 기존의 마이스페이스 서비스에 입히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사장’도 공석…日-中 진출과 크게 달라

그러나 마이스페이스가 한국 진출을 전략적으로 고민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같은 동북아 지역인 일본이나 중국의 진출 사례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마이스페이스는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서는 현지화를 꾀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합작 형태로 서비스를 추진해 현지 업체들을 겨냥하고 있다.

2006년 11월에 일본 진출을 공식 선언한 마이스페이스는 야후 재팬을 운영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5억9000만엔으로 소프트뱅크와 뉴스코퍼레이션이 절반씩 출자했다. 일본 포털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야후 재팬이 마이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일본 토종 SNS '믹시(mixi)'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믹시는 불특정 다수에 공개되는 인터넷 서비스와는 달리 등록회원에 한해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달리 마이스페이스는 음악가나 유명인들의 홈페이지로부터 정보를 얻거나 감상 등을 쓰는 방식으로 사용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말에는 마이스페이스 중문판(http://Myspace.cn)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에 진출한 지 꼭 1년이 된 셈이다. 중국어 서비스는 ‘너와 사귀고 나와 사귄다(友? 友我)’는 구호를 전면에 내걸었다.

중국 서비스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루오촨(?川) 마이스페이스 차이나 CEO(사진)가 ‘합작회사’ 형태로 이끌고 있다. 뉴스코프는 이 합작회사 지분의 일부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영에 간접 참여, 철저히 ‘현지 기업화’를 겨냥했다. 루오촨 CEO는 MSN 차이나 CEO 출신으로, 중국서 MSN 메신저 및 커뮤니티 운영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지사장조차 내정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는 수장 없이 13명의 직원들로만 운영되는 기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사장을 찾을 때까지 이성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이 국내 서비스에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 서비스를 주도할 인물이 없는 것이다. 당분간 지사장을 선발할 계획이 없다는 내부 소식도 흘러 나왔다.

수익모델도 명확하지 않다. 이미 국내에서는 온라인 광고 시장이 포털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광고 수익을 노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도 힘겨운 곳…마이스페이스 신중해야”

해외 언론들도 ‘구글 코리아(Google Korea)’의 전례를 들며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는 힘겨운 생존싸움이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 놓고 있다.

AP통신은 15일 “한국은 구글도 성공하지 못한 곳”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AP는 기사에서 사용자들의 말을 인용, “마이스페이? 문제는 어떻게 언어 장벽을 극복할 것인가는 점”이라며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영어로 외국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마이스페이스가 언어 장벽이 비교적 덜한 음악과 동영상을 먼저 내세운 까닭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 역시 “1800만 명 회원을 거느린 싸이월드와 경쟁해야 할 상황”이라며 “세계 1위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도 한국에서는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T 매체 C넷도 “마이스페이스는 단지 유명한 SNS 사이트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라며 “기존에 싸이월드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마이스페이스는 한국 진출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국내 포털에서도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익숙한 한국 네티즌들에게는 마이스페이스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한편, 마이스페이스는 이번 주 말에는 마이스페이스 인도(http://in.myspace.com) 서비스도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스페이스는 인도 서비스 책임자(Director)로 구글 세일즈 그룹 매니저 출신인 딥 말호트라(Deep Malhotra)를 최근 영입했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구글 인도 지사에서 근무해 왔다. 'Rediff.com'에서 광고 관련 업무를 진행한 이력도 있다.

◆인맥구축 서비스(SNS) '마이스페이스'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마이스페이스는 2004년 1월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드월프(Chris DeWolfe)와 톰 앤더슨(Tom Anderson)이 세웠다. 전직 인디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던 톰 앤더슨이 팬들과 수많은 밴드들을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결시켜주자고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현재 마이스페이스는 뉴스 코퍼레이션의 폭스 인터랙티브 미디어(Fox Interactive Media) 산하 사업부다.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 회장은 지난 2005년 5억 8000달러에 인수했고, 2006년에는 구글과 9억 달러 규모의 검색광고 계약을 따내 화제가 됐다. 전 세계 회원 수는 2억 명이 넘으며, 페이스북과 함께 미국 내 SNS 시장을 이끌고 있다.